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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영웅은 싫어 2차창작
귀능X다나 커플링
< 웨딩 >
" 서장... 서장님...? "
눈물로 젖어 흐린한 귀능의 눈에, 꿈속에서 그렇게 그리워 하던 그녀의 얼굴이 비쳤다.
" 귀능씨! 일어났어요? "
마치 다나의 오오라를 연상시키는 어두운 피부가 귀능을 반갑게 맞았다.
걱정하는 눈빛의 아모르였다.
***
" 제가... 갑자기 쓰러졌다구요? "
" 네. 오해하실까봐 하는 말인데, 제 친구들은 아무것도 안했어요! "
아모르가 동물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해맑게 말했다.
" 하하, 오해 안해요. "
귀능은 쓰러지기 전 생각나는 모든것을 아모르에게 말했다.
의미불명으로 시야가 흐려지고 가슴이 아팠던 것 부터, 다나와 있었던 일이 마치 악몽처럼 스쳐지나갔뎐 것 까지 말이다.
" 음... 아마, 귀능씨가 자꾸 피하니까 벌을 받은 거 같아요. 그러게 여자를 무시하면 안되죠! 헤헤. "
" ... 아까부터 피한다거나, 제가 알고있다는 건... "
" ...... "
아모르가 조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
몇년 전, 그러니까 귀능이 다나의 비서가 된 지 몇주년 정도 되던 날. 귀능은 다나의 손을 꼭 잡고 이 산에 들어왔다.
" 어, 그래서 범인이 올 지점이 거기라는 거지? "
" 네. 정확하진 않지만, 정황상으론... "
아직 어렸던 귀능은 시커먼 피부의 아모르를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 서장님, 잘가세요! 옆에 귀능씨도요! "
" 잘있어! "
그렇게 다나와 귀능이 하산한지 10분 뒤. 아모르와 귀능은 산 입구에서 다시 만났다.
" 우와, 미래를 볼 수 있다더니, 내가 다시 올 줄 알고 있었던거야? "
" 하하, 그정돈 미래를 읽는게 아니라도 알 수 있어요. 귀능씨 눈을 보면 말이죠. "
어린 마음에 자신을 지켜준 여자에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 어린 남자아이의 눈은 반짝였다. 아니, 그다지 어린 아이가 아니였기 때문에 그 마음을 더욱 잘 읽을 수 있었던 걸 지도 모르겠다.
" 있지, 물어보고싶은게 있어. 지금 서장님 몰래 빠져나온 거니까 빨리 끝내고 나가봐야되. "
" 성급할 필요 없어요. 서장님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있으니까요. "
" 응응. 있지, 서장님이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ㅈ... "
" 그 전에 귀능씨. 급히 해줄 말이 있어요. "
" 응? "
아모르는 자신의 작은 손으로 날라들어온 나비를 귀능의 머리 위에 살포시 올려주었다.
" 귀능씨를 믿으니까 하는 말이에요. "
" 서장님이 위험해요. 규모가 작아서 바쁜 서장님에게 직접 말씀 드리진 않았지만, 아마 목숨이 노려질거에요. "
" ...어, 뭐? "
" 귀능씨만이 이 일을 막을 수 있어요. 최대한 빨리 서장님 옆에서 떨어지세요. 적들은 지금 귀능씨를 통해서 다나씨를 보고있거든요. 전 전투가 벌어지는 걸 바라지 않아요. 귀능씨. 당분간은 서장님과 멀어져있어요. "
" 갑자기 무슨 소릴 하는거야? "
" 미안해요, 길게 얘기할 시간 없어요. 귀능씨, 빨리 하산해요. 그들이 올거에요. "
아모르는 그저 귀능을 믿는다는 말만 하고 산 위로 숨어버렸다. 그리고 귀능은 한참동안 생각했다.
' 서장님과 떨어져있으라고? '
***
" 아... 기억 나죠, 당연히. 어떻게 잊겠어요. "
" 하하... 혹시 까먹었을까봐요. 솔직히 그러길 바랬는데 말이죠. "
어렸던 소년은 사랑하는 그녀의 손을 끝까지 잡고 있었고, 사고는 터졌다.
귀능이 눈치를 챈 건, 위험이 다나의 눈 앞까지 와 있을 때 였다. 귀능이 정신을 잃은 다나를 필사적으로 지킨 덕에 목숨은 구제했지만, 다른 스푼 대원들은 성치 않았다.
그리고...
" 아모르에게도 많이 미안해요. "
아모르 산에 걸린 정신지배계 특기. 동물들이 아모르를 보지 못하고 우르르 산 아래로 내려와 폭탄을 정면으로 맞았다.
아모르를 본적도 없는 범인이 고의적으로 일으킨 사건이었다.
" 그럴까봐 이러는 거에요. 그렇지 않아도 귀능씨에겐 충분히 가슴 아픈 일인데, 나 때문에 짐이 늘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구요. "
스푼의 피해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의 여러 사상자들을 알게 된 귀능은, 영원히 철 들지 않을 것만 같던 소년은,
그 날 어른이 되었다.
" 귀능씨도, 서장님도... 이 사건 때문에 트라우마가 박혀버린거에요. 이 일이 두 분에게 너무 피해가 가고 있어요. 이번에 귀능씨가 나선 것도 일종의 트라우마에 의한 정의감이나 다를게 없거든요. "
" 그렇게 심한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이번에 나선건 정말로 제가 필요한... "
" 귀능씨. "
" ...... "
" 서장님 곁으로 돌아가요. "
" ...... "
***
평범한 나무 문이 몇시간동안 부서지도록 노크되고있다. 혜나의 방학이 끝난, 다나네 집이었다.
" 언니, 진짜 문 안열어 줘? "
" 어. 죽어도 열어주지 마. "
" 서장님!! 혜나양!! 어머님!! 누구라도 문좀 열어줘요! "
결국 아모르의 산에서 간부에게 인사를 꾸벅하고 내려온 귀능은, 범인의 범 자도 보지 않고 스푼으로 복귀했다.
그랬건만, 정작 다나는 몇 시간 째 목소리도 안들려주었다. 단단히 화가 난 게 분명하다.
" 오빠, 언니 화 풀리면 그때 와... 어짜피 내일이면 스푼에서 얼굴 볼거잖아. "
" 아, 혜나양?! 문좀 열어줘요! 급한거라구요! 내일까지 기다릴 시간 없어요! "
" 지금 와 봤자 소용 없다구... "
외출을 하러 나온 듯 한 혜나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귀능에게 말했다.
" 나 오늘은 친구네 집에서 자고 올거야. 계속 거기 있든지, 후딱 기숙사 들어가던지. 맘대로 해. 난 결정권 없어. "
" 혜나양?! "
그리곤 한참동안 귀능이 다나를 찾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사라졌다. 아무리 귀능이라도, 벌써 6시다. 12시, 그러니까 점심시간 전 부터 저녁시간인 이 시간까지 밖에 있었다. 배가 고프다면 피곤하다면. 아니, 바보가 아니라면 이젠 집에 갔겠지.
하고 집밖으로 나오려던 다나의 다리에 귀능의 손이 겹쳤다.
" 하... 이제 나오시네요. 부인 얼굴 보기 힘드네. "
" ...와, 미친놈. "
***
" 아, 정말 끈질기시네... 이 지경이 됬는데도 계속 문 안열어 주실 거에요? 정말? "
" 누가 누구보고 끈질기다고... 하... 진짜 열어줄 생각 없으니깐 제발 집에 좀 가라. "
" 생각 없긴... 계속 문 앞에 앉아있으면서. "
" ... "
귀능이 다나를 잡기 전 순식간에 문을 잠가버린 다나는 지금 현관문 신발장에 앉아있다.
문을 열면 그렇게 그리웠던 사람이 반갑게 맞아줄텐데. 어쩜 이리도 바보같은 자신을 한탄하며 속만 타고있다.
" 날 속여서까지 갔으면서, 왜 다시 온거야? "
" 까먹고 있었던게 생각났거든요. "
" ...뭔데? "
" 음... 문 열어주면 알려줄게요. "
" 됬다, 됬어. "
한참동안 의미없는 대화를 이어나가던 둘의 소리는 거기서 멈췄다. 그렇게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기를 무려 3분.
귀능이 먼저 무거운 입을 열었다.
" 서장님. 전 서장님이 절 구해줬을 때도, 제가 사귀자고 뜬끔없이 고백을 했는데 받아 주셨을 때도, 넓은 마음으로 청혼을 받아 주셨을 때도, 솔직히 어리둥절 했어요. 왜 이사람이 나한테... 하고요.
말도 했고, 이제 관계도 지속되는데,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람들의 말이 너무 마음에 걸렸어요.
난 지금 이대로도 너무 행복한데, 자꾸 뭔가 달라져야한다는 생각만 들고. 그런 쓸데없는 곳에 신경을 쓰다보니, 가장 중요한 서장님을 잠깐 놓쳤었던 것 같아요.
서장님이 언제부터 저렇게 예민하셨었나. 언제부터 내 앞에서 저렇게 힘든 티를 내셨을까.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었던걸까. 아니면 단순한 기복인걸까.
그런 질문을 마음속으로 수십번이나 던졌지만, 끝까지 답을 찾지 못한 채로 사건을 맞아버렸어요.
스스로를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다 알고있는 바보더라구요. 서장님은 언제나 굳센척, 아프지 않은 척 했는데. 내 앞에서만 작은 모습을 보여주시고, 힘들다고 말해주셨어요.
언제나 서장님을 힘들지 않게 해 드리라고 다짐했는데. 정작 힘들다는 소리는 들리지가 않았나봐요. 바보처럼. "
" 하아... 귀능아. "
" 서장님, 전 서장님이 이번처럼 힘들 때, 이번처럼 또 모르고 지나갈지도 몰라요. "
" 괘씸하네. "
" 비서가 아니라 더 가까운 사람이 됨으로써, 그걸 핑계로 더 게으른 부하가 되버릴지도 모르죠. "
" 한심하구만. "
" 서장님이 하나하나 짚어주지 않으면 모든걸 지나쳐버릴지도 몰라요. 전 바보니까. "
" 정말 바보같은 이론이구만. "
" 그래도 전... 전 당당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서장님을 데리고 갈 생각이에요. 한번 잡은 손을 놓는건, 그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한 일이니까요. "
" ...그 사람? "
언젠가 부터 일어나 있던 귀능이 문 손잡이를 꽉 잡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머리속에 그려본 다나도 그자리에서 손잡이를 꽉 잡았다.
" 서장님, 전 서장님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에요. 서장님이 곁에 있어주지 않다면, 있어도 없는 사람이고, 살아도 죽은 사람이에요. "
" 너... "
" 서장님, 정말 한심한 말이지만... 저, 서장님이 없으면 안되요. "
티 안나게 살짝 젖은 귀능의 눈이 다나를 보고있었다.
손이 땀에 미끄러지듯, 두 사람을 가로막던 문이 열렸다.
" 진짜... 진짜진짜 사랑해요. 서장님, 끝까지 함께 가 주실래요...? "
귀능이 내민 손에 슬픔이 얹혔다. 그리고 다나의 손이 포개어지자, 슬픔은 도망치듯 달아났다.
" 하... 진짜 끈질긴 자식... "
# 에필로그와 후기가 남아있습니닷
귀능X다나 커플링
< 웨딩 >
" 서장... 서장님...? "
눈물로 젖어 흐린한 귀능의 눈에, 꿈속에서 그렇게 그리워 하던 그녀의 얼굴이 비쳤다.
" 귀능씨! 일어났어요? "
마치 다나의 오오라를 연상시키는 어두운 피부가 귀능을 반갑게 맞았다.
걱정하는 눈빛의 아모르였다.
***
" 제가... 갑자기 쓰러졌다구요? "
" 네. 오해하실까봐 하는 말인데, 제 친구들은 아무것도 안했어요! "
아모르가 동물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해맑게 말했다.
" 하하, 오해 안해요. "
귀능은 쓰러지기 전 생각나는 모든것을 아모르에게 말했다.
의미불명으로 시야가 흐려지고 가슴이 아팠던 것 부터, 다나와 있었던 일이 마치 악몽처럼 스쳐지나갔뎐 것 까지 말이다.
" 음... 아마, 귀능씨가 자꾸 피하니까 벌을 받은 거 같아요. 그러게 여자를 무시하면 안되죠! 헤헤. "
" ... 아까부터 피한다거나, 제가 알고있다는 건... "
" ...... "
아모르가 조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
몇년 전, 그러니까 귀능이 다나의 비서가 된 지 몇주년 정도 되던 날. 귀능은 다나의 손을 꼭 잡고 이 산에 들어왔다.
" 어, 그래서 범인이 올 지점이 거기라는 거지? "
" 네. 정확하진 않지만, 정황상으론... "
아직 어렸던 귀능은 시커먼 피부의 아모르를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 서장님, 잘가세요! 옆에 귀능씨도요! "
" 잘있어! "
그렇게 다나와 귀능이 하산한지 10분 뒤. 아모르와 귀능은 산 입구에서 다시 만났다.
" 우와, 미래를 볼 수 있다더니, 내가 다시 올 줄 알고 있었던거야? "
" 하하, 그정돈 미래를 읽는게 아니라도 알 수 있어요. 귀능씨 눈을 보면 말이죠. "
어린 마음에 자신을 지켜준 여자에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 어린 남자아이의 눈은 반짝였다. 아니, 그다지 어린 아이가 아니였기 때문에 그 마음을 더욱 잘 읽을 수 있었던 걸 지도 모르겠다.
" 있지, 물어보고싶은게 있어. 지금 서장님 몰래 빠져나온 거니까 빨리 끝내고 나가봐야되. "
" 성급할 필요 없어요. 서장님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있으니까요. "
" 응응. 있지, 서장님이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ㅈ... "
" 그 전에 귀능씨. 급히 해줄 말이 있어요. "
" 응? "
아모르는 자신의 작은 손으로 날라들어온 나비를 귀능의 머리 위에 살포시 올려주었다.
" 귀능씨를 믿으니까 하는 말이에요. "
" 서장님이 위험해요. 규모가 작아서 바쁜 서장님에게 직접 말씀 드리진 않았지만, 아마 목숨이 노려질거에요. "
" ...어, 뭐? "
" 귀능씨만이 이 일을 막을 수 있어요. 최대한 빨리 서장님 옆에서 떨어지세요. 적들은 지금 귀능씨를 통해서 다나씨를 보고있거든요. 전 전투가 벌어지는 걸 바라지 않아요. 귀능씨. 당분간은 서장님과 멀어져있어요. "
" 갑자기 무슨 소릴 하는거야? "
" 미안해요, 길게 얘기할 시간 없어요. 귀능씨, 빨리 하산해요. 그들이 올거에요. "
아모르는 그저 귀능을 믿는다는 말만 하고 산 위로 숨어버렸다. 그리고 귀능은 한참동안 생각했다.
' 서장님과 떨어져있으라고? '
***
" 아... 기억 나죠, 당연히. 어떻게 잊겠어요. "
" 하하... 혹시 까먹었을까봐요. 솔직히 그러길 바랬는데 말이죠. "
어렸던 소년은 사랑하는 그녀의 손을 끝까지 잡고 있었고, 사고는 터졌다.
귀능이 눈치를 챈 건, 위험이 다나의 눈 앞까지 와 있을 때 였다. 귀능이 정신을 잃은 다나를 필사적으로 지킨 덕에 목숨은 구제했지만, 다른 스푼 대원들은 성치 않았다.
그리고...
" 아모르에게도 많이 미안해요. "
아모르 산에 걸린 정신지배계 특기. 동물들이 아모르를 보지 못하고 우르르 산 아래로 내려와 폭탄을 정면으로 맞았다.
아모르를 본적도 없는 범인이 고의적으로 일으킨 사건이었다.
" 그럴까봐 이러는 거에요. 그렇지 않아도 귀능씨에겐 충분히 가슴 아픈 일인데, 나 때문에 짐이 늘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구요. "
스푼의 피해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의 여러 사상자들을 알게 된 귀능은, 영원히 철 들지 않을 것만 같던 소년은,
그 날 어른이 되었다.
" 귀능씨도, 서장님도... 이 사건 때문에 트라우마가 박혀버린거에요. 이 일이 두 분에게 너무 피해가 가고 있어요. 이번에 귀능씨가 나선 것도 일종의 트라우마에 의한 정의감이나 다를게 없거든요. "
" 그렇게 심한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이번에 나선건 정말로 제가 필요한... "
" 귀능씨. "
" ...... "
" 서장님 곁으로 돌아가요. "
" ...... "
***
평범한 나무 문이 몇시간동안 부서지도록 노크되고있다. 혜나의 방학이 끝난, 다나네 집이었다.
" 언니, 진짜 문 안열어 줘? "
" 어. 죽어도 열어주지 마. "
" 서장님!! 혜나양!! 어머님!! 누구라도 문좀 열어줘요! "
결국 아모르의 산에서 간부에게 인사를 꾸벅하고 내려온 귀능은, 범인의 범 자도 보지 않고 스푼으로 복귀했다.
그랬건만, 정작 다나는 몇 시간 째 목소리도 안들려주었다. 단단히 화가 난 게 분명하다.
" 오빠, 언니 화 풀리면 그때 와... 어짜피 내일이면 스푼에서 얼굴 볼거잖아. "
" 아, 혜나양?! 문좀 열어줘요! 급한거라구요! 내일까지 기다릴 시간 없어요! "
" 지금 와 봤자 소용 없다구... "
외출을 하러 나온 듯 한 혜나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귀능에게 말했다.
" 나 오늘은 친구네 집에서 자고 올거야. 계속 거기 있든지, 후딱 기숙사 들어가던지. 맘대로 해. 난 결정권 없어. "
" 혜나양?! "
그리곤 한참동안 귀능이 다나를 찾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사라졌다. 아무리 귀능이라도, 벌써 6시다. 12시, 그러니까 점심시간 전 부터 저녁시간인 이 시간까지 밖에 있었다. 배가 고프다면 피곤하다면. 아니, 바보가 아니라면 이젠 집에 갔겠지.
하고 집밖으로 나오려던 다나의 다리에 귀능의 손이 겹쳤다.
" 하... 이제 나오시네요. 부인 얼굴 보기 힘드네. "
" ...와, 미친놈. "
***
" 아, 정말 끈질기시네... 이 지경이 됬는데도 계속 문 안열어 주실 거에요? 정말? "
" 누가 누구보고 끈질기다고... 하... 진짜 열어줄 생각 없으니깐 제발 집에 좀 가라. "
" 생각 없긴... 계속 문 앞에 앉아있으면서. "
" ... "
귀능이 다나를 잡기 전 순식간에 문을 잠가버린 다나는 지금 현관문 신발장에 앉아있다.
문을 열면 그렇게 그리웠던 사람이 반갑게 맞아줄텐데. 어쩜 이리도 바보같은 자신을 한탄하며 속만 타고있다.
" 날 속여서까지 갔으면서, 왜 다시 온거야? "
" 까먹고 있었던게 생각났거든요. "
" ...뭔데? "
" 음... 문 열어주면 알려줄게요. "
" 됬다, 됬어. "
한참동안 의미없는 대화를 이어나가던 둘의 소리는 거기서 멈췄다. 그렇게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기를 무려 3분.
귀능이 먼저 무거운 입을 열었다.
" 서장님. 전 서장님이 절 구해줬을 때도, 제가 사귀자고 뜬끔없이 고백을 했는데 받아 주셨을 때도, 넓은 마음으로 청혼을 받아 주셨을 때도, 솔직히 어리둥절 했어요. 왜 이사람이 나한테... 하고요.
말도 했고, 이제 관계도 지속되는데,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람들의 말이 너무 마음에 걸렸어요.
난 지금 이대로도 너무 행복한데, 자꾸 뭔가 달라져야한다는 생각만 들고. 그런 쓸데없는 곳에 신경을 쓰다보니, 가장 중요한 서장님을 잠깐 놓쳤었던 것 같아요.
서장님이 언제부터 저렇게 예민하셨었나. 언제부터 내 앞에서 저렇게 힘든 티를 내셨을까.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었던걸까. 아니면 단순한 기복인걸까.
그런 질문을 마음속으로 수십번이나 던졌지만, 끝까지 답을 찾지 못한 채로 사건을 맞아버렸어요.
스스로를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다 알고있는 바보더라구요. 서장님은 언제나 굳센척, 아프지 않은 척 했는데. 내 앞에서만 작은 모습을 보여주시고, 힘들다고 말해주셨어요.
언제나 서장님을 힘들지 않게 해 드리라고 다짐했는데. 정작 힘들다는 소리는 들리지가 않았나봐요. 바보처럼. "
" 하아... 귀능아. "
" 서장님, 전 서장님이 이번처럼 힘들 때, 이번처럼 또 모르고 지나갈지도 몰라요. "
" 괘씸하네. "
" 비서가 아니라 더 가까운 사람이 됨으로써, 그걸 핑계로 더 게으른 부하가 되버릴지도 모르죠. "
" 한심하구만. "
" 서장님이 하나하나 짚어주지 않으면 모든걸 지나쳐버릴지도 몰라요. 전 바보니까. "
" 정말 바보같은 이론이구만. "
" 그래도 전... 전 당당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서장님을 데리고 갈 생각이에요. 한번 잡은 손을 놓는건, 그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한 일이니까요. "
" ...그 사람? "
언젠가 부터 일어나 있던 귀능이 문 손잡이를 꽉 잡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머리속에 그려본 다나도 그자리에서 손잡이를 꽉 잡았다.
" 서장님, 전 서장님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에요. 서장님이 곁에 있어주지 않다면, 있어도 없는 사람이고, 살아도 죽은 사람이에요. "
" 너... "
" 서장님, 정말 한심한 말이지만... 저, 서장님이 없으면 안되요. "
티 안나게 살짝 젖은 귀능의 눈이 다나를 보고있었다.
손이 땀에 미끄러지듯, 두 사람을 가로막던 문이 열렸다.
" 진짜... 진짜진짜 사랑해요. 서장님, 끝까지 함께 가 주실래요...? "
귀능이 내민 손에 슬픔이 얹혔다. 그리고 다나의 손이 포개어지자, 슬픔은 도망치듯 달아났다.
" 하... 진짜 끈질긴 자식... "
# 에필로그와 후기가 남아있습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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